구월의 연가 / 비아 정영옥
사랑하는 사람이여
구월의 창가입니다
푸르러 눈부신 하늘은
우리에게 겸손을
깨우치기 위하여
닿지 못할 만큼
높아만 갑니다
뜨거운 햇살 안고
농부의 눈물 먹고
한 여름 이겨 낸
그 아름다운 인내로
들녘엔 풍성한
열매가 가득합니다
코스모스 우거진
고향의 그 길 위에
그리움도 보고픔도
친구되어 거닐겠지요
기다리던 구월의 창을
오늘에서야 열고서는
왜 이리 두근대는지 모르겠습니다
오는지도 모르게
선선한 바람결에
날아 든 향수가
가슴에 스미어
안절 부절 합니다
돌아오는 주말에는
푸른 하늘 우러르며
코스모스 춤추는 그 길을
사랑하는 당신과
걸어 보고 싶습니다
향수와 추억에 젖은
달콤한 구월의 연가를
청아한 가을 닮은 목소리로
내 사랑하는 당신의 귓가에
즐거이 들려주고 싶습니다
나는 가을 달을 참 좋아 하여요
나는 가을 포도를 참 좋아 하여요
나는 가을 닮아 매사에 여유롭고
마음이 넓은 한 남자를 참 사랑하여요
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여요
가을처럼 넉넉한 당신이여요
불뚝한 배 마져도 멋진 당신이여요